요 며칠 칙칙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볼 수가 없다 거리는 온통 노랑물결인데 말이다. 포근한 날씨 때문에 막바지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빌딩 숲 사이사이로 작은 공원엔 울긋불긋 단풍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낸다.
우리 상가 앞 길가에는 느티나무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아파트 단지내에도 느티나와 대추, 모과, 감나무 등 여러가지 유실수도 함께 심어 놓아 가을에 풍성하게 열매를 맺는다. 느티나무는 해마다 곱게 물든 단풍잎으로 오가는 이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도심의 가로수를 대표하는 은행나무 보다 여유롭고 왠지 더 친근한 느낌이 드는 느티나무다.
우리 상가 앞에 단풍 물이 든 느티나무가 오가는 이의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도심에 이런 느티나무가 많았으면 좋겠다.
은행나무가 단풍이 드는 이맘 때면 도시의 거리는 온통 노란 물결이다. 그러나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은행이 지독한 구린내로 우리들의 코를 괴롭히기도 한다. 사람들의 발길에 밟혀 길바닥에 으깨진 은행 알은 흉물스럽기까지 하다.
지난 일요일 남한산으로 산행을 가기 위해 오금역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중에 이쁜 열매가 탐스럽게 열린 꽃사과 나무를 발견했다. 도심에서도 이런 아름다운 사과나무를 볼 수 있다니....
버스가 빨리 도착하는 바람에 제대로 감상을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요즘 온 세계가 신종플루로 시끄럽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하루에 수 천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되고, 병, 의원은 백신을 맞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신종플루에 감염된 환자가 더러 죽는 일이 발생하자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백신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신종플루의 대유행은 천재지변이나 자연의 재앙에 앞에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빈발하고 있는 지진과 이로 인한 쓰나미, 이상 기후 등은 우리 인간들의 끊임없는 도시화와 세계화로 훼손되어가는 자연의 대반격이 시작된 것은 아닌지 그저 두렵기만 하다.